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LG아트센터 무대기술팀 음향감독 이범훈입니다.
음향감독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처음 시작은 어떤 분야였는지 궁금합니다.
학창 시절 악기 연주(기타)의 꿈을 가지고 즐기다 보니 어느덧 사람들에게 악기가 아닌 음향 장비로 좋은 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20대 때 처음 렌탈 회사에서의 경험과 외국에서의 전문 교육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SAE(School of Audio Engineering))을 통해 2000년 아리랑TV를 거쳐 2002년 강남 역삼동 LG아트센터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LG아트센터 서울 음향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LG SIGNATURE 홀은 오케스트라부터 오페라, 뮤지컬, 연극, 발레, 콘서트까지 공연할 수 있는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입니다. FOH 메인 콘솔은 DIGICO Quantum 7 이고, 메인 스피커 시스템은 d&b Y8, Y12로 L/R 각 12통, 서브우퍼 V-SUB 각 3통, 센터 스피커 T10 13통, 스택 서브우퍼 SL-GSUB 각 1통으로 되어 있고 상부가 노출로 되어 있어 무대 규모에 맞게 스피커를 좌우, 앞뒤로 움직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벽면과 천장에 어쿠스틱 배너가 다양한 길이로 약 80개 정도 설치되어 있어 잔향 시간을 1.2초에서 1.85초까지 조정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곡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메인 패치 위치를 음향실에서 무대 하수로 옮겨서 외부 팀 공연 시 더욱 편리한 셋업이 되게 하며, 또한 장기 뮤지컬 같은 외부 대관 팀 셋업을 위해 케이블 패스를 역삼 LG의 4배 정도 더 넣었습니다.
U⁺ 스테이지는 2개 층 최대 365석 규모의 블랙박스 형 공연장입니다. 주로 연극 공연이 주를 이룹니다. 이곳은 국내 최초 d&b사의 이머시브 시스템인 Sound-scape를 설치하여 음향적으로 표현하고 경험할 수 있는 어떠한 소리의 여행이라도 가능하게 만들어진 공간이고, 현재 FOH 메인 콘솔로 DIGICO SD1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LG아트센터 서울의 소음 차단 설계가 독특한데, 이것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LG아트센터 서울은 LG아트센터(역삼)에 최초로 도입했던 BIB(Box in Box)라는 건축구조분리공법을 LG SIGNATURE 홀 전체에 반영했습니다. 홀의 사방 벽과 천장까지 모두 띄워 지하철과 헬리콥터, 항공기 등 외부의 소음과 진동을 차단합니다.
또 내부의 공조 소음 방지를 위해 플레넘이라는 에어 체임버가 있습니다. 플레넘 체임버에서 냉난방을 가동하면 홀의 각 객석 아래의 구멍을 통해 들어와 내부에서도 공조 소음이 발생되지 않고 조용히 공연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LG아트센터 서울의 설계 및 시공 참여 당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LG아트센터 서울 설계를 시작할 때, 컨설턴트가 처음 제안해 준 설계를 70% 정도 바꿨어요. 왜냐하면 설계 컨설턴트는 극장 운영 방식이나 간단한 컨셉만을 주어서 음향 시스템이 정확하게 설계된 도면이 아니었는데 시공사에서는 진짜 도면인 줄 알고 그대로 진행할 뻔 했거든요. 저는 설계 변경이 간단할 줄 알았는데 시공사에서는 도면에 나와있지 않은 걸 변경하는 것은 추후 책임 소재도 많고 비용 차이가 날 수도 있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제가 모든 걸 책임지겠다, 도면과 다르지만 이게 훨씬 좋은 것 같으니 어떻게든지 같은 금액 내에 맞춰서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 하고 목숨 걸고 바꾸게 되었습니다.
LG아트센터 서울의 준공, 개관을 하고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인프라 쪽을 조금 더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잡았으면 했어요. 음향 패널들에 커넥터들을 좀 더 넣을걸, 저희는 다 단테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특히 랜 쪽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넣는다고 넣었는데 이렇게 많이 쓸 줄은 몰랐어요. 꽂을 게 거의 아날로그만큼 많더라고요.(웃음)
LG아트센터 서울만의 색다른 기획 공연이나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LG아트센터 서울은 모든 창작자들에게 그들이 원하고 표현하고 싶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물리적으로 가능한 모든 음향 장비의 설치 및 적용을 할 수 있는 공연장 입니다. 특히 블랙박스(U⁺ 스테이지)는 국내 최초 d&b사의 이머시브 시스템인 Soundscape를 설치하여 다양한 실험적 공간 소리를 표현할 수 있으니 언제든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아직까지 이머시브를 이용한 공연은 없었으나 추후 음향 디자인과 준비를 위한 시간을 제공하는 프로덕션이 있다면 더욱 활용 가치가 올라가길 기대합니다.
2022년 10월 개관하여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보여주고 있어서 남은 2023년과 2024년 이후의 모든 공연을 추천드립니다. 각각의 공연마다 새로운 음향적 경험을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LG아트센터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LG아트센터장을 중심으로 무대기술팀, 공연기획팀, 홍보마케팅팀, 운영팀 4개의 팀이 있습니다. 무대기술팀에는 팀장, 무대팀 6명, 조명팀 5명, 음향팀 4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희 음향팀은 두 개의 극장을 네 명의 감독이 자유롭게 돌아가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음향감독이라는 직업의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후배들에게 추천할만한 직업인지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음향을 업으로 하는 좋은 점이란 좋은 소리가 어떠한 것인지 배워갈 수 있고, 어려운 점은 좋은 소리를 찾기 전에 나쁜 소리를 먼저 찾아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않게 해야 하는 업무가 있어서 항상 소리를 들을 때 좋은 소리보다 나쁜 소리를 먼저 들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직업으로써 추천이라기보다는 정말 좋아하는 일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음향 관련 직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꿈꿀만큼 어려운 직업은 아닙니다. 실천하시면 됩니다. 저도 하고 있습니다.
(사)무대음향협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협회 차원에서 회원들에게 더 신경 쓰며 실질적으로 회원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협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감독님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쪽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요. 예전부터 기타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었고 기타 레슨 하며 업으로 삼고 있는 친구들도 있어서 저도 그쪽으로 해보려고 기타 연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