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장비의스펙 [Audio Specifications]

개요 Introduction

같은 기능을 가진 오디오 제품간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많은 오디오 제품의 데이터 시트에 스펙이 기재되는 경우에, 측정 조건이 함께 명확히 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디오 스펙을 표기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스펙을 측정하는 조건이 같이 기재되어야 하며, 측정은 엄격한 절차에 따라 수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결과가 신뢰할 수 있는 성능 테스트로 인정받을 수 있다.

 측정 조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테스트 자체를 이해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오디오 스펙을 특성화할 때 사용하는 기본적인 오디오 테스트들을 소개한다. 각 테스트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이를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약어, 용어, 그리고 전문적인 표현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Rane社의 Pro Audio Reference(www.rane.com)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본문에서 ‘임피던스’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는데, 별도의 언급이 없는 한 ‘임피던스’는 순수한 저항 성분만을 가진 일정한 값으로 간주한다.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표에는 일반적인 오디오 스펙과 이에 필요한 측정 조건이 요약되어 있으며, 각 테스트는 표에 제시된 순서에 따라 설명하기로 한다.

오디오 왜곡 Audio Distortion

오디오 왜곡이란, 용어 그대로 원치 않는 신호가 출력신호에 포함되는 현상을 말한다. 왜곡이란 입력된 순수한 신호의 레벨이 단순히 변화되는 것을 넘어, 어떠한 방식으로든 원래 신호가 변형되는 모든 경우를 포함한다. 가장 흔한 형태의 왜곡은 원래 신호에 불필요한 성분이 추가되거나 음향 장비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험(hum)과 같은 노이즈가 이에 해당한다. 출력 신호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이러한 불필요한 성분들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음향 장비가 완벽하게 동작한다면, 출력 스펙트럼에는 오직 원래의 신호만 존재해야 하며, 추가된 성분이나 노이즈는 없어야 한다. 다음에 소개할 스펙들은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오디오 왜곡을 측정하기 위해 설계된 테스트 항목들이다.

총 고조파 왜곡 THD, Total Harmonic Distortion

(1) 측정 항목

비선형성의 한 형태로, 입력된 원래 신호에 고조파(harmonic) 성분이 추가되는 현상을 측정한 파라미터이다. 출력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원래 신호의 정수배(2배, 3배, 4배, 5배 등)에 해당하는 주파수 성분이 새롭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2.6배와 같은 비정수 배수 성분은 나타나지 않는다.

(2) 측정 방법

음향 장비에 사인파 신호를 입력한 뒤, 출력 신호에서 원래 신호 외에 추가적인 주파수 성분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한다. FFT 분석기를 사용하여 스펙트럼 분석을 하면 입력 사인파와 함께 고조파 성분들이 시각화된다. THD는 이러한 고조파 성분들의 RMS 전압을 기본 주파수 성분의 RMS 전압과 비교하여 그 비율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스펙트럼 분석기로 각 고조파의 레벨을 측정하고 RMS 전압값을 합산한 후, 이를 기본 주파수의 RMS 값으로 나눈 뒤 퍼센트(%)로 환산한다. 이 값이 바로 총 고조파 왜곡(THD)이다.

개별 고조파 성분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작업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복잡하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일반적으로 THD+N(총 고조파 왜곡 + 노이즈) 값을 더 많이 사용한다.

주의할 점은 THD+N 값은 항상 THD 값보다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제조사는 THD+N 수치를 생략하고 THD 수치만을 명시하여, 자사 제품이 더 우수해 보이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3) 측정 조건

THD는 개별 고조파의 진폭을 기반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제조사는 측정에 사용된 테스트 신호의 주파수, 레벨, 테스트 음향 장비의 게인 설정, 측정된 고조파의 개수를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kHz 신호를 +20dBu 레벨에서 최대 게인으로 측정한 THD 값과, 1kHz 신호를 -10dBV 레벨에서 유니티 게인(unity gain)으로 측정한 THD 값은 당연히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한 제조사는 2차 고조파까지만 측정한 반면에, 다른 제조사는 5차 고조파까지 측정했다면, 두 결과를 직접적으로 비교해서는 안된다.

 신뢰할 수 있는 스펙을 제시하려면 20Hz ~ 20kHz까지 주파수 전대역에 걸쳐 고조파 왜곡을 측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 스윕 사인 신호를 사용해 결과를 산출해야 한다. 또한, 측정 신호의 레벨은 프로 오디오의 기준 레벨인 +4dBu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시그널 프로세서 장비는 유니티 게인(unity gain)에서, 마이크 프리앰프와 같은 장비는 최대 게인에서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사례로는, THD가 1kHz에서만 측정되었거나(심지어 주파수조차 명시되지 않는 경우도 있음), 테스트 신호의 레벨, 게인 설정, 측정된 고조파의 개수 등 핵심 정보가 누락된 경우를 들 수 있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THD (5th-order) < 0.01%, +4dBu, 20Hz ~ 20kHz, Unity Gain

✘ 잘못된 예시: THD < 0.01%

총 고조파 왜곡 + 노이즈 THD+N, Total Harmonic Distortion + Noise

(1) 측정 항목

THD+N은 THD와 유사한 테스트이지만, 개별 고조파만 측정하는 THD와 달리 입력 신호에 추가된 모든 성분을 함께 측정한다. 즉, 출력 신호에서 원래 신호를 제외한 모든 요소(고조파, 험, 노이즈, RF 간섭, 버즈 등)를 포함하는 종합적인 평가 방법이다. 이 테스트는 신호 외에 음향 장비에서 발생하는 이상 신호를 측정함으로써, 음향 장비의 전반적인 신호 품질을 판단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2) 측정 방법

THD+N은 특정 대역폭 내에서 기본 주파수를 제외한 모든 신호 성분의 RMS 합을 측정해 구한다. 일반적으로 딥 노치 필터(deep notch filter)를 사용해 기본 신호를 제거한 후, 남은 신호를 22kHz, 30kHz 또는 80kHz 등의 대역폭 필터를 통해 왜곡 분석기(distortion analyzer)로 측정한다. 이렇게 측정된 신호에는 고조파뿐 아니라 불특정한 노이즈와 음향 장비에서 발생하는 이상 신호가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가중 필터(weighting filter)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60Hz AC 험 등 특정한 노이즈를 감추기 위해 가중 필터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외적으로 ITU-R(舊 CCIR) 468 가중 필터는 실제 청취 경험과의 상관성이 높아 의미 있는 적용이 가능하지만, 중역대(critical midband)에서 약 12dB의 이득을 추가하므로 측정값이 높게 나타나고, 이로 인해 마케팅 측면에서는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 참고로 말하면, 과거에는 많은 왜곡 분석기들이 ‘THD’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실제로는 THD+N을 측정하고 있었다.

 (3) 측정 조건

THD 측정과 마찬가지로 주파수, 입력 레벨, 게인 설정을 명시해야 하며, 여기에 더해 측정 대역폭과 가중 필터 사용 여부도 반드시 밝혀야 한다. 통상적으로는 20kHz 또는 22kHz 대역폭에서 가중 필터 없이 평탄(flat)한 조건으로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THD+N의 측정 대역폭 설정에 대해서는 상반된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한가지는 “측정 대역폭 내에 고조파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20kHz에서 THD를 측정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시각이다. 이 주장에는 타당성이 있으며, IEC(국제 전기표준 회의, 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도 이 입장을 지지한다. IEC에 따르면, 30kHz 대역폭을 사용할 경우 5차 고조파까지 측정하려면 테스트 주파수가 6kHz를 넘지 않아야 하며, 3차 고조파까지만 측정할 경우 최대 10kHz까지가 적절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한가지는 “사람들은 애초에 20kHz의 기본 주파수조차 잘 듣지 못하는데, 그 고조파인 40kHz나 60kHz까지 측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다. 이 주장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80kHz 대역폭을 사용하는 이유는 단지 20kHz 이상의 고조파를 측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주파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이즈나 음향 장비 특유의 이상 신호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 주장 또한 충분히 일리가 있다. 이러한 논의를 종합해 보면, 제품의 설계, 개발, 제조 과정에서는 80kHz 대역폭을 활용한 정밀 측정이 바람직하며, 최종적으로 공개되는 THD+N 수치는 업계 간 경쟁 및 비교 가능성을 고려해 22kHz 평탄 대역폭 기준으로 표준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THD+N < 0.01%, +4dBu, 20 ~ 20kHz, unity gain, 20kHz BW

  • 잘못된 예시: THD < 0.01%

혼변조 왜곡 – SMPTE 방식 IMD – SMPTE, Intermodulation Distortion – SMPTE Method

(1) 측정 항목

혼변조 왜곡(IMD)은 THD보다 더 의미 있는 테스트로 볼 수 있으며, 원래 신호와 고조파적으로 관련이 없는 왜곡 성분을 측정한 파라미터이다. 이러한 왜곡은 거칠고 불쾌하게 들리게 만드는 청감 특성을 가지게 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혼변조 왜곡 테스트는 1939년, 미국에서 영화 산업을 위한 실용적인 절차로 처음 채택되었고, 1941년 SMPE(Society of Motion Picture Engineers)에 의해 공식 표준으로 제정되었다. (당시에는 아직 “T(Television)”가 추가되기 전이어서, 현재의 “SMPTE”가 아니라 “SMPE”였다.)

(2) 측정 방법

테스트 신호는 저주파(60Hz)와 고조파적으로 무관한 고주파(7kHz)를 결합한 것으로, 두 신호는 4:1의 진폭 비율로 혼합된다. 경우에 따라 다른 주파수나 진폭 비율도 사용되며, 예를 들어 DIN(독일 표준화 기준, Deutsches Institut für Normung) 기준은 250Hz와 8kHz 조합을 선호한다. 이 혼합 신호를 음향 장비에 입력한 뒤, 출력 신호에서 고주파 성분이 저주파에 의해 변조되었는지를 확인한다. 이 과정은 고조파 왜곡 측정과 유사하게, 스펙트럼 분석기나 전용 혼변조 왜곡 분석기를 이용해 측정한다.

 변조 성분은 고주파 신호 주변에 저주파의 배수 주파수 간격으로 나타나는 주변 주파수의 형태로 측정된다. 이러한 주변 주파수들의 진폭을 RMS 방식으로 합산한 뒤, 고주파 성분의 레벨에 대한 백분율로 나타낸다.

 참고: SMPTE 방식은 저역 통과 필터(low-pass filter)를 통해 측정 대역폭을 제한하므로, 노이즈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따라서 별도로 “IMD+N” 테스트를 수행할 필요는 없다.

 (3) 측정 조건

SMPTE는 이 테스트에 60Hz와 7kHz 톤을 12dB 차이(4:1 비율)로 혼합해 사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측정 결과에는 신호의 피크 값을 함께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SMPTE IM”이라는 표현과 함께 사용된 피크 값만 표시하면 충분하다. 하지만 실제로 피크 값을 정확히 측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대체 방법은 60Hz 저주파 톤을 +4dBu로 설정한 후, 7kHz 고주파 톤을 –8dBu(즉, 12dB 낮은 레벨)로 섞는 방식이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IMD (SMPTE) < 0.01%, 60Hz/7kHz, 4:1, +4dBu

✘ 잘못된 예시: IMD < 0.01%

혼변조 왜곡 – ITU-R 방식 IMD – ITU-R, Intermodulation Distortion – ITU-R Method

(1) 측정 항목

이 테스트는 비고조파적 비선형 왜곡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동일한 크기의 두 고주파 톤을 사용하며, 이들 사이의 비트 주파수(맥놀이 주파수, beat frequency)를 분석하여 왜곡을 검출한다. 비트 주파수를 활용한 왜곡 측정은 1929년 독일에서 처음으로 문서화되었고, 1937년에는 CCIF(국제 전화 자문 위원회, International Telephonic Consultative Committee)가 이를 표준 테스트 방식으로 채택했다. 이 방식은 흔히 CCIR(국제 무선 통신 자문 위원회, Comité Consultatif International des Radiocommunications) 방식과 혼동되지만, 정확한 명칭은 CCIF 방식이다. 이후 CCIF는 ITU(국제 전기 통신 연합,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산하의 ITU-R(국제 전기 통신 연합 전파부문,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 Radiocommunication Sector)으로 통합되었으며, 현재는 IMD – ITU-R 방식으로 불린다.

(2) 측정 방법

일반적인 테스트 신호는 동일한 진폭의 두 개의 톤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1kHz 간격으로 설정된다. 음향 장비의 비선형성으로 인해 이 두 신호 간에는 상호변조 성분(intermodulation products)이 발생한다. 이러한 왜곡 성분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된다.

 ① 두 톤의 차이를 구하여 첫 번째 왜곡 성분을 찾는다. (1kHz)

 ② 첫 번째 톤의 두 배에서 두 번째 톤을 빼거나,

 ③ 두 번째 톤의 두 배에서 첫 번째 톤을 빼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왜곡 성분을 구한다.

일반적으로는 가장 처음에 나타나는 2, 3개의 왜곡 성분만 측정한다. 그러나 19kHz와 20kHz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1kHz 성분만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 측정 조건

이 테스트는 다양한 변형 버전이 존재하므로, 제조사는 사용한 주파수와 레벨을 반드시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 기본 설정에서는 두 주파수의 레벨 비율이 1:1로 맞춰진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IMD (ITU-R) < 0.01%, 19kHz/20kHz, 1:1, +4dBu

✘ 잘못된 예시: IMD < 0.01%

신호 대 잡음비 S/N or SNR. Signal-To-Noise Ratio

(1) 측정 항목

이 스펙은 음향 장비의 노이즈 레벨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파라미터이다. S/N은 입력 신호 없이 음향 장비의 출력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측정한 후, 모든 컨트롤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설정한 상태에서 계산된다. 측정된 값은 고정된 출력 기준 신호에 대한 비율로 환산되며, dB 단위로 표현된다.

(2) 측정 방법

입력 신호는 사용하지 않지만, 입력 단자를 개방하거나 종단 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로 두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는 출력 임피던스가 낮은 신호 발생기를 0V로 설정해 음향 장비에 연결한 채 유지하거나, 예상 부하 임피던스와 동일한 값을 갖는 저항을 입력 단자에 연결한다. 출력 노이즈의 크기는 RMS 전압계를 사용해 측정한다.

노이즈 전압은 대역폭에 따라 달라지며, 대역폭이 넓을수록 노이즈는 커진다. 이는 피할 수 없는 물리적 특성이다. 따라서 측정에 사용하는 전압계는 특정 대역폭으로 설정해야 한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노이즈 전압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어 청감 특성과 일치하지 않게 된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대역폭은 22kHz이다. (2kHz가 추가되는 이유는 대역 제한 필터가 20kHz에서의 응답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방식의 측정을 “플랫(flat)” 측정이라 하는데, 모든 주파수를 균등하게 반영한다.

 한편, 노이즈 필터나 가중 필터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은 A-weighting 필터이며, 보다 정밀한 방식으로는 ITU-R(舊 CCIR) 468 필터가 있다. 이러한 필터는 실제 청감 특성과 잘 부합하도록 노이즈 측정값을 조정해 주기 때문에 선호된다.

프로 음향 장비에서는 A-weighting 필터가 적용된 노이즈 스펙이 자주 사용된다. 이는 청감 특성과의 높은 관련성 때문이라기보다는, 저주파 험(hum) 성분을 감추기 위한 목적이 크다. 스펙에 A-weighting이 강조되어 있다면, 제조사가 특정한 문제를 숨기려는 의도가 있는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A-weighting 필터는 저역을 감쇄시키기 때문에, 대표적인 전원 주파수 고조파인 2차 및 3차 성분을 각각 약 20dB, 12dB 정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 결과 S/N 수치가 최대 10dB까지 더 좋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사람의 귀는 낮은 레벨의 저주파에 민감하지 않다”는 플레처-먼슨(Fletcher-Munson) 등청감 곡선의 논리를 근거로 정당화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플레처-먼슨 곡선은 단일 톤에 대한 등청감을 설명할 뿐이며, 반복적인 톤(예: 험 성분)을 인지하고 기억하는 귀의 뛰어난 능력까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성분은 노이즈 플로어 아래에 있어도 인지될 수 있으며, A-weighting 필터는 바로 이러한 성분들을 감출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제조사는 A-weighting 필터 대신 플랫 측정이나 ITU-R 468 커브를 적용해 실제 청감 특성과 더 잘 일치하는 결과를 제공한다. 이 방식은 수치상으로는 불리할 수 있지만, 보다 현실적인 정보를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단, 예외도 존재한다. A/D 및 D/A 컨버터를 사용하는 디지털 음향 장비(예, 디지털 믹서, 오디오 인터페이스 등)에서는 S/N과 다이내믹 레인지를 A-weighting 기준으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델타-시그마(ΔΣ) 방식의 데이터 컨버터를 A-weighting 기준으로 스펙화하는 반도체 업계의 관행에 따른 것이다. 이들 컨버터는 다양한 노이즈 셰이핑(Noise Shaping)1) 기법을 통해 24bit 컨버터에서 수용 가능한 레벨의 노이즈 성능을 구현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디오 대역 내 노이즈를 제거하고, 청감에 영향을 주지 않는 고주파 영역으로 이동시킨다. 이러한 고주파 노이즈는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측정기에는 감지되므로, 측정 시 이를 제한하지 않으면 왜곡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A-weighting 필터는 플랫 22kHz 필터보다 고주파 노이즈를 더 효과적으로 감쇄시키며, 청감 특성과도 더 잘 부합하는 결과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저역도 함께 감쇄되지만, 해당 응용에서는 그 영향이 크지 않다. (자세한 내용은 RaneNote Digital Dharma of Audio A/D Converters 참고)

(3) 측정 조건

공개된 수치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측정에 사용된 대역폭, 가중 필터, 그리고 기준 신호 레벨이 반드시 함께 명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음향 장비에 “S/N = 90dB”라고만 표기되어 있다면, 기준 신호 레벨이 얼마인지, 노이즈가 어떤 대역폭에서 측정되었는지 알 수 없다면 이 수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한 제품이 최대 출력 레벨인 +20dBu를 기준으로 S/N 수치를 산정하고, 다른 제품은 같은 90dB S/N 수치를 표기했지만 기준 레벨이 +4dBu라면, 실제로는 후자의 제품이 16dB 더 조용한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음향 장비는 80kHz 대역폭에서 측정한 반면, 다른 음향 장비는 20kHz 대역폭에서 측정했다거나, 하나는 플랫(Flat) 방식으로 측정하고 다른 하나는 A-weighting 필터를 사용한 측정이라면, 이러한 수치들은 객관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어떤 제품은 측정 조건 자체를 아예 명시하지 않기도 한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S/N = 90dB re +4dBu, 22kHz BW, unity gain

                       (re = referenced to, 기준)

✘ 잘못된 예시: S/N = 90dB

1) 노이즈 셰이핑(Noise Shaping): AD, DA 컨버터에서 해상도와 음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디지털 신호 처리 기법. 특히 1비트 또는 델타-시그마(ΔΣ, Delta-Sigma) 구조의 컨버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등가 입력 노이즈

EIN, Equivalent Input Noise or Input Referred Noise

(1) 측정 항목

등가입력 노이즈(EIN)는 오디오 믹서, 마이크 프리앰프, 기타 마이크 입력을 갖춘 신호 처리 장비 에서 노이즈 성능을 나타내는 파라미터이다. 오디오 믹서(또는 마이크 프리앰프)는 어느 정도의 게인으로 사용될지를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 마이크 입력단 자체가 주요한 노이즈 발생원이기 때문에, 출력 노이즈는 게인 레벨에 의해 거의 전적으로 좌우된다. 즉, 게인이 높아지면 출력 노이즈도 비례해 증가하게 된다. EIN은 입력 신호에 더해지는 노이즈의 양을 의미하며, 이 노이즈는 입력 신호와 함께 증폭되어 최종 출력 신호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어떤 믹서의 EIN이 –130dBu라고 가정하자. 이는 노이즈 레벨이 기준점인 0.775V(0dBu)보다 130dB 낮다는 뜻이다. 만약 마이크가 일반적인 조건에서 –50dBu의 출력을 낸다면, 마이크 프리앰프 입력단에서의 S/N은 80dB가 된다. 즉, 입력 신호보다 80dB 낮은 레벨의 노이즈가 함께 존재하는 셈이다. 이 수치는 입력 신호의 크기와 EIN 값에 따라 고유하게 결정되며, 이후 게인이 증가하면 신호와 노이즈가 동일한 비율로 함께 증폭된다.

(2) 측정 방법

게인을 최대로 설정하고, 입력을 예상 소스 임피던스로 종단(termination)한 상태에서, 출력 노이즈는 대역폭 또는 가중 필터가 적용된 RMS 전압계를 사용해 측정한다. 예를 들어, 마이크 프리앰프의 EIN 측정 시에는, 실제 소스를 연결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연결하는 150Ω 더미 저항(dummy resister)을 XLR 입력의 핀 2~3 사이에 연결하여 종단시킨다.

(3) 측정 조건

이 스펙은 측정 조건이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조건이 명시되지 않으면, 얼마든지 수치를 왜곡할 수 있다. 높은 게인을 사용하는 마이크 입력단은 소스의 노이즈를 크게 증폭하기 때문에, 입력의 종단 저항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두 음향 장비가 동일한 노이즈 성능을 갖고 있더라도, 입력 임피던스가 다르면 측정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표준 소스 임피던스는 150Ω이다. 직관적으로 이해되지는 않지만, 아무것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단순한 저항조차도 노이즈를 발생시킨다. 저항값이 클수록 노이즈도 증가하는데, 이를 열잡음(thermal noise), 또는 존슨 노이즈(Johnson noise)라고 한다. 이 현상은 1928년 J. B. Johnson에 의해 처음 발견된 것으로, 저항을 구성하는 원자 내부의 전자들이 열에 의해 움직이면서 발생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열적 교란(thermal agitation)이라고 하며, 온도가 높을수록 노이즈도 커진다.

 입력 종단 저항은 노이즈 성능의 이론적 한계를 결정짓는다. 실제 상황에서 마이크 프리앰프는 소스보다 더 조용할 수 없다. 일부 비양심적인 제조사는 입력을 쇼트시킨 상태에서 마이크 프리앰프의 노이즈 수치를 제시하기도 하는데, 이는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방식이며, 음향 장비의 실제 성능을 반영하지도 않는다.

 마이크 입력단의 EIN을 스펙으로 제시할 때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측정 대역폭이다. 입력 종단 저항의 열잡음 한계는 대역폭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표준 150Ω 입력 저항이 발생시키는 노이즈 전압은 실온에서 20kHz 대역폭 기준으로 측정했을 때 –131dBu이다. 다시 말해, 150Ω 소스를 사용하는 마이크 입력단은 –131dBu보다 더 조용할 수 없다. 그러나 대역폭을 10kHz로 줄이면 노이즈는 –134dBu로 낮아진다. 이는 3dB의 개선에 해당한다. (참고로, 대역폭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해서 6dB가 아니라 3dB만 감소하는 이유는, 노이즈 전압이 대역폭의 제곱근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½의 제곱근은 약 0.707이며, 이는 약 3dB 감쇄에 해당한다.)

출력 노이즈 측정값은 대역폭과 게인 설정에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가중 필터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중치를 적용하면 제조사 간의 수치를 직접 비교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기억할 점은, 어떤 제조사의 EIN 수치가 너무 좋아 보인다면 반드시 그 측정 조건을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명백히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실제보다 유리한 조건을 설정해 수치를 부풀렸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EIN = -130dBu, 22kHz BW, max gain, RS = 150Ω

  • 잘못된 예시: EIN = -130dBu

대역폭 또는 주파수 응답 BW, Bandwidth or Frequency Response

(1) 측정 항목

대역폭이란, 오디오 신호가 통과할 수 있는 주파수의 범위를 의미한다. 이 범위를 벗어난 모든 주파수는 감쇄되며, 경우에 따라 매우 큰 폭으로 감쇄되기도 한다.

(2) 측정 방법

순도가 높고 진폭이 정확한 1kHz 톤을 음향 장비에 입력한 뒤, dB로 보정된 RMS 전압계를 사용해 출력을 측정한다. 이 측정값을 0dB 기준점으로 삼는다. 이후 신호 발생기의 진폭은 그대로 유지한 채 주파수를 1kHz에서 위쪽으로 스윕하여, 출력 레벨이 정해진 만큼 감소하는 지점을 찾는다. 이 지점이 상한 주파수 한계가 된다. 같은 방식으로 이번에는 1kHz에서 아래 방향으로 주파수를 스윕해 출력이 동일한 비율로 감소하는 지점을 찾고, 이를 하한 주파수 한계로 정한다.

(3) 측정 조건

출력 레벨의 감쇄는 1kHz를 기준으로 하며, 이 때의 출력 레벨이 0dB 기준점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조사가 어느 정도 감쇄된 지점을 주파수 응답 한계로 설정했느냐는 점이다. 그 기준이 0.5dB인지, 3dB인지, 아니면 (스피커 제조사들처럼) 심지어 10dB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편, 출력이 증가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 즉, 진폭이 상승하는 상황은 스펙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 어떤 음향 장비의 주파수 응답이 특정 구간, 특히 대역의 양 끝단에서 상승한다면, 이는 기본적인 회로 설계가 불안정한 것을 의미하며, 그런 음향 장비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대로 설계된 솔리드 스테이트(solid state) 음향 장비2)는 플랫 응답 상태에서 진폭이 상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하는 진공관 음향 장비는 예외이며, 여기서는 다루지 않는다.) 제조사들이 “+0dB”를 상한으로 명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상적인 주파수 응답 조건은 최소한 20Hz에서 20kHz까지 +0/-0.5dB 이내에 머무는 것이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Frequency Response = 20 ~ 20kHz, +0/-0.5dB

  • 잘못된 예시: Frequency Response = 20 ~ 20kHz

공통 모드 제거 또는 공통 모드 제거비 CMR or CMRR, Common-Mode Rejection Ratio

(1) 측정 항목

공통 모드 제거비란, 밸런스 입력단이 공통 모드 신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파라미터이다. 공통 모드란 두 입력 단자에 동일한 신호가 동시에 인가되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인 차동 신호(differential signal)는 극성이 반대인 동일한 전압쌍으로 구성되며, 하나는 + 입력에, 다른 하나는 – 입력에 연결된다. 반면, 공통 모드 신호는 두 입력 단자에 같은 극성의 전압이 동시에 전달되는 신호를 의미한다. 잘 설계된 밸런스 입력단은 차동 신호는 그대로 증폭하고, 공통 모드 신호는 제거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대부분의 공통 모드 신호는 RFI(무선 주파수 간섭)나 EMI(전자기 간섭, 예: 험 또는 버즈)로 인해 케이블에 유도되는 노이즈 신호이다. 일반적인 케이블은 서로 밀착된 트위스트 페어 구조를 갖고 있어, 간섭 신호가 두 도선에 거의 동일하게 유도된다. 또 다른 주요한 공통 모드 신호의 원인은 소스 장비와 밸런스 입력단 사이의 전원 및 접지 문제에서 비롯된다.

(2) 측정 방법

음향 장비의 게인을 유니티 게인(unity gain, 증폭률 1인 경우)으로 설정하거나, 먼저 실제 게인을 측정해 기록해 둔다. 그런 다음, 두 개의 동일하고 정밀하게 매칭된 소스 저항(예상 소스 임피던스의 절반 값)을 사용해 신호 발생기를 두 입력 단자에 동시에 연결한다. 즉, 각 입력은 정상적인 소스 임피던스의 절반에서 구동되는 셈이다.

이후 밸런스 회로의 출력을 RMS 전압계를 사용해 측정하고, 그 값을 기록한다. 그리고 입력에 인가한 전압을 측정된 출력 전압으로 나눈 비율을 구한다. 이 비율에 음향 장비의 게인 값을 곱한 후, 그 결과를 dB 단위로 변환해 표시한다.

(3) 측정 조건

측정값은 주파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조사는 CMR 수치와 함께 테스트에 사용된 주파수를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대부분의 제조사는 비교를 쉽게 하기 위해 1kHz에서 측정한 값을 스펙으로 제시한다. 별도의 언급이 없는 경우, 이 수치는 모든 입력 레벨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CMRR = 40dB @ 1kHz

  • 잘못된 예시: CMRR = 40dB

다이내믹 레인지 Dynamic Range

(1) 측정 항목

먼저 최대 출력 전압과 출력 노이즈 플로어를 측정한 뒤, 이들의 비율을 dB 단위로 환산한다. 과정 자체는 간단하지만, 음향 장비끼리 비교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2) 측정 방법

최대 출력 전압은 아래에 설명된 방법으로 측정하고, 출력 노이즈 플로어는 입력 신호를 0V로 설정한 상태에서 대역폭 필터가 장착된 RMS 전압계를 사용해 측정한다. 이후 이 두 값의 비율을 계산하여 dB 단위로 환산한다.

(3) 측정 조건

최대 출력 신호와 노이즈 플로어의 비율을 나타내는 다이내믹 레인지는 음향 장비의 중요한 스펙중 하나이다. 이 값을 정확하게 비교하려면 제조사가 측정 조건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다이내믹 레인지를 120dB로, 다른 회사가 126dB로 표기했다면, 먼저 “어떤 기준에 따른 값인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어떤 대역폭에서 측정되었으며, 가중 필터가 적용되었는가?”를 묻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조건이 명시되지 않으면 두 제품의 성능을 정확히 비교하기 어렵다.

 특히, A-weighting 필터를 사용한 스펙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A-weighting은 인간의 청감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특정 주파수를 강조하거나 감쇄시키는 필터로, 주로 디지털 제품의 A/D 컨버터와 관련된 다이내믹 레인지 스펙에 사용된다. 그러나 아날로그 제품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A-weighting으로 표기하는 것은, 해당 음향 장비에 험(hum)과 같은 노이즈 성분을 숨기기 위한 의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스펙을 접할 때는 측정 조건과 필터 사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Dynamic Range = 120dB re +26dBu, 22kHz BW

✘ 잘못된 예시: Dynamic Range = 120dB

크로스토크 또는 채널 분리도  Crosstalk or Channel Separation

(1) 측정 항목

한 채널의 신호가 누설되어 다른 채널로 유입되는 현상을 크로스토크(crosstalk)라고 한다. 이는 스테레오 좌우 채널은 물론, 5.1 서라운드 프로세서의 6개 채널처럼 서로 독립된 여러 채널 간에도 발생할 수 있다. 크로스토크는 오디오 시스템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신호 간섭으로, 한 채널의 신호가 다른 채널에 유입되어 채널 분리도와 스테레오 이미징을 저하시킨다.

(2) 측정 방법

크로스토크를 측정하기 위해 한 채널에 신호 발생기를 연결하고, 해당 채널의 출력 값을 기록한다. 동시에 다른 채널의 입력은 예상되는 소스 임피던스로 종단 처리한 뒤, 그 채널의 출력을 RMS 전압계로 측정하여 기록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된 크로스토크 값은 일반적으로 dB 단위로 표시되며, 스펙으로 표기할 때에는 반드시 측정에 사용된 주파수와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크로스토크 값은 항상 원래 신호보다 낮기 때문에, 측정 결과는 -dB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크로스토크 스펙이 –60dB라는 것은 원하지 않는 신호의 레벨이 테스트 신호의 레벨보다 60dB 낮다는 의미다.

(3) 측정 조건

대부분의 크로스토크는 인쇄 회로 기판(PCB)에서 서로 근접한 회로 배선 경로간의 ‘간섭’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러한 크로스토크은 주로 근접한 회로 배선 경로와 PCB 레이어 사이의 정전 결합으로 인해 발생하며, 이는 주파수에 강하게 의존하여 6dB/옥타브의 비율로 증가한다. 따라서 테스트에 사용된 주파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크로스토크가 1kHz에서 -60dB로 측정되었다면, 16kHz에서는 약 -36dB로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높은 주파수에서 신호 레벨도 약 6dB/옥타브 비율로 감소하므로, 전체적인 SNR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크로스토크는 특별한 설명이 없는 한 신호의 세기와는 무관하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는 회로 기판 위 배선 경로간에 생기는 불필요한 전기적 결합이 신호의 크기보다는 배선의 배치 방식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Crosstalk = -60dB, 20-20kHz, +4dBu, channel-to-channel

✘ 잘못된 예시: Crosstalk = -60dB

입출력 임피던스 Input & Output Impedance

(1) 측정 항목

입력 임피던스는 음향 장비가 입력 소스에 대해 나타내는 부하로 측정되며, 출력 임피던스는 해당 장비 다음에 연결되는 음향 장비를 구동하는 소스 임피던스로 측정된다.

(2) 측정 방법

이러한 값들은 실제로 측정되는 경우는 드물며, 보통 최종 회로도를 분석하여 순수한 저항 값(Ω)으로 계산하어 제공된다. 입력 및 출력의 리액턴스(reactance) 성분은 일반적으로 무시할 만큼 작다. 단, 포노 입력단이나 특정 부하 리액턴스를 위해 설계된 다른 입력들은 예외이다.

(3) 측정 조건

임피던스를 이해할 때 중요한 정보는, 해당 값이 밸런스드인지 언밸런스드인지 여부다. (밸런스드 임피던스는 보통 언밸런스드 임피던스의 정확히 2배다.) 밸런스드 회로의 경우, 저항이 두 선 사이에 존재하는 ‘플로팅(floating)’ 방식인지, 아니면 각 선과 그라운드 사이에 존재하는 방식인지를 명확히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피던스는 별도로 명시되지 않는 한, 음향 장비의 대역폭 내에서 모든 주파수와 신호 레벨에 대해 일정한 것으로 간주한다. (입력 임피던스의 경우 대체로 사실이지만, 출력 임피던스는 실제로 주파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그 변화 폭이 상당한 경우도 있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Input Impedance = 20kΩ, balanced line-to-line

  • 잘못된 예시: Input Impedance = 20kΩ

최대 입력 레벨 Maximum Input Level

(1) 측정 항목

입력단에서 클리핑이나 특정 레벨의 왜곡이 발생하기 전의 최대 신호 강도를 dBu 단위로 측정하여 결정한다.

(2) 측정 방법

1kHz 입력 신호, 오실로스코프, 그리고 디스토션 분석기를 사용하여 측정한다. 현장에서 1kHz 소스를 적용하고 출력을 관찰하면서 입력 신호를 증가시켜 눈에 띄는 클리핑이 관찰될 때까지 조정한다. 이때, 모든 게인과 레벨 컨트롤은 적용된 신호가 첫 번째 단에서만 클리핑되도록 충분히 낮게 설정되어야 한다. 각 레벨 컨트롤을 조정하여 클리핑된 파형이 단순히 커지거나 작아지며, 클리핑이 줄어들지 않는지 확인함으로써 이를 검증한다.

(3) 측정 조건

입력단의 최대 신호 레벨을 측정할 때는, 적용된 신호가 밸런스드인지 언밸런스드인지, 그리고 최대치를 결정하는 데 사용된 왜곡 또는 클리핑의 정도를 명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기준은 밸런스드 신호와 1%의 왜곡이지만, 일부 제조사는 ‘가시적인 클리핑(visible clipping)’을 사용한다. 이는 최대 10%의 왜곡에 해당하며, 이는 입력단이 실제보다 몇 dB 더 높은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측정 지점에서 10%의 왜곡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이를 숨기기 위해 조건 없이 최대값만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는 이러한 점에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결과는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음향 장비의 대역폭 내 모든 주파수와 모든 입력 레벨에서 일정한 것으로 간주한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Maximum Input Level = +20dBu, balanced, <1% THD

✘ 잘못된 예시: Maximum Input Level = +20dBu

최대 출력 레벨 Maximum Output Level

(1) 측정 항목

출력 신호가 눈에 띄는 클리핑이나 지정된 레벨의 왜곡이 발생하기 전까지의 최대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음향 장비의 출력을 측정한다.

(2) 측정 방법

출력은 표준 부하 저항을 사용하여 고정하고, 오실로스코프와 왜곡 분석기를 통해 밸런스 또는 언밸런스 방식으로 측정한다. 1kHz 입력 신호의 진폭을 증가시켜 출력이 지정된 왜곡 레벨에 도달할 때까지 조정하며, 그 값을 dBu로 표현한다. 이후, 이 신호를 오디오 범위 전체로 스윕하여 이 레벨이 주파수에 따라 변하지 않는지 확인한다.

(3) 측정 조건

측정 조건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이슈가 있다.

첫 번째는 해당 장비가 원하는 용도에 맞게 클리핑 없이 충분한 전압을 출력할 수 있는지 여부이고, 두 번째는 해당 장비가 긴 케이블을 안정성 문제나 주파수 손실 없이 제대로 구동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제조사는 이 스펙이 밸런스드를 전제로 한 것인지, 언밸런스드를 전제로 한 것인지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밸런스드 구동은 언밸런스드보다 6dB 더 높은 출력 전압을 제공한다.) 또한, 이 스펙을 산정할 때 기준이 된 왜곡률은 얼마인지도 밝혀야 한다. (1% THD가 가장 일반적인 기준이다.) 유효한 주파수 범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20Hz ~ 20kHz 범위가 바람직하며, 단순히 1kHz에서만 유효한 스펙은 주의가 필요하다.)

보장된 부하 임피던스도 중요한 항목이다. 일반적으로는 2kΩ 이상이 권장되며, 600Ω 운용은 구형 기준으로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다만, 방송이나 통신 등 특정 분야에서는 여전히 예외적으로 요구되기도 한다.

마지막 항목은 라인 드라이버로 설계된 신호처리 장비에만 해당된다. 이런 장비의 경우, 제조사는 사용 가능한 최대 케이블 길이와, 해당 케이블의 스펙을 함께 명시해야 한다. 구체적인 브랜드와 모델명을 적거나, 최소한 케이블의 최대 정전 용량(pF/m)을 함께 기재해야 한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Max Output Level = +26dBu balanced, 20 ~ 20kHz, >2k Ω, <1% THD

✘ 잘못된 예시: Max Output Level = +26dBu

최대 게인 Maximum Gain

(1) 측정 항목

고정 입력 신호에 대해 음향 장비가 생성할 수 있는 가장 큰 출력 신호의 비율을 데시벨(dB)로 표현한 것이다.

(2) 측정 방법

모든 레벨 및 게인을 최대로 설정하고, 출력이 클리핑되지 않는 평균 레벨의 1kHz 입력 신호를 가한 후, 음향 장비의 출력을 RMS 전압계로 측정한다. 그런 다음 출력 레벨을 입력 레벨로 나누고 그 결과를 dB로 표현한다.

(3) 측정 조건

테스트 결과에 밸런스드 연결인지 언밸런스드 연결인지 명확히 표시되어 있지 않으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음향 장비에 따라 밸런스드 연결과 언밸런스드 연결간에 게인이 6dB 정도 차이 나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보통 입력 신호가 밸런스드 방식이냐 언밸런스드 방식이냐에 따라 게인이 달라지지는 않고, 보통 출력 방식이 중요하다.

별도로 명시되지 않는 한, 테스트 결과는 장비의 대역폭 내 모든 주파수와 입력 레벨에서 일정한 것으로 간주한다.

(4) 표기 예시

✔ 올바른 예시: Maximum Gain = +6dB, balanced-in to balanced-out

✘ 잘못된 예시: Maximum Gain = +6dB

사용자 책임사항 Caveat Emptor

(1) 스펙에는 필수 조건이 따른다

정확한 오디오 스펙을 측정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비용도 상당히 많이 든다. 여기서 설명한 모든 테스트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최소 1,000만원 이상의 테스트 장비가 필요하다. 이 기준은 컴퓨터 제어 방식의 아날로그 테스트 장비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만약 디지털 기반의 듀얼 도메인(Dual-Domain) 장비(예: 스펙트럼 애널라이저 등)를 원한다면, 비용은 그 두 배 이상이 된다.

이처럼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대부분의 프로 음향 장비 구매자는 제조사의 정직성과, 제품 데이터 시트 및 매뉴얼에 담긴 정보의 정확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2) 허용 오차 또는 한계 (Tolerances or Limits)

오디오 스펙을 확인할 때, 구매자가 반드시 유의해야 할 또 하나의 요소는 스펙에 허용 오차나 최악 조건에서의 한계값(worst-case limits)이 명시되어 있는지 여부다. 이런 한계값은 흔히 표시되지는 않지만, 스펙의 진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적인 단서, 마치 ‘살코기 속의 힘줄’ 같은 존재이다.

만약 단순히 수치만 적혀 있는 스펙을 보게 되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제품이 이 수치를 정확히 만족하지 않으면, 과연 이 제조사가 출하를 하지 않을까?”

그럴 리 없다. 출하는 할 것이고, 아마 수백 개씩 출고될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기준은 무엇일까?

정확히 몇 dB, 몇 퍼센트, 혹은 몇 Hz 정도 차이가 나야 ‘출하 불가’ 판정을 받는 것일까? 3dB? 5%? 100Hz?

과연 제조사는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디에서 ‘이건 안 된다’고 판단하는 걸까?

그 답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제조사가 스펙에 허용 오차와 한계값을 명시해 놓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음향 장비 스펙의 종류와 측정조건

* Preferred Value: 프로 음향 장비 제조사들의 일반적인 관행에 의한 파라미터 수치.

음향 레벨 관련 용어 정의 및 스펙

* 본 기사는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 음향 관련 white paper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내용 전달을 위해 임의로 번역한 부분이나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번역 원문 :Dennis Bohn. “Audio Specifications”. RaneNote 145, Rane Corporation,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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