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https://www.inspirekorea.com/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오픈한지 얼마 안됐을 때 투숙 프로모션으로 한번 온 적이 있어 리조트 전반적인 시설이 낯설지 않았지만 아레나 공연장은 방문은 처음이고 이런 곳은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는지, 시설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경인지부 백스테이지 투어를 통해 방문하였다.
이날 행사는 인스파이어 측의 협조를 받아 2025년 2월 24일 14시부터 진행하였으며 경인지부 협회원이자 인스파이어 아레나 음향 파트장으로 재직중인 길영진 감독의 도움을 받아 백스테이지 투어를 할 수 있는 좋은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아레나는 가로 135m, 세로 125m, 높이 40m의 가변형 무대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서랍식 리트랙터블 체어를 도입해 5,000석부터 15,000석까지 유동적으로 좌석 수를 조절할 수 있다. 무대 형태에 따라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사용되는데 대표적으로 엔드 스테이지(End-Stage), 가로 무대(Horizontal Stage), 중앙 무대(Center Stage)의 형태로 사용된다고 한다. 또한 천장에 180개의 리깅 포인트를 가지고 있고, 상부 그리드에 최대 102톤, 하부는 제한 없이 하중을 수용할 수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변형 객석을 갖춘 국내 최초 대형 아레나 공연장으로 최대 15,000석의 수용 규모를 자랑한다.
출처 : 인스파이어 코리아 홈페이지
특히, 건축 단계부터 음향 설계가 통합되어 공연장으로써 최적화가 되어 있는 면에서 튜닝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유리한 점이라고 생각했다. 공연장 벽면과 객석 의자에 흡음재를 적용하여 잔향시간 2.2초를 유지시켰다. 실제 공연장에 가보면 규모가 큰 아레나 임에도 불구하고 잔향이 길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고 같이 방문했던 협회원들 대부분 짧은 잔향시간에 대해 많은 흥미를 가졌다.

출처 : 인스파이어 코리아 홈페이지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메인스피커는 크게 공연용, 안내방송용을 별도로 사용중이다. 공연용으로 Meyer Sound PANTHER 50대, 1100-LFC 32대를 주력으로 사용중이고 안내방송용으로는 LINA 109대를 1100-LFC 서브우퍼 6대와 함께 사용 중이다. 아쉽게도 도입 당시 2100LFC 모델이 출시되지 않아 1100LFC로 도입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스피커는 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는 Mohegan사의 미국 코네티컷 주의 아레나 공연장 Mohegan Sun의 스피커 설계를 가져오게 되어 리조트 내 모든 스피커들은 전부 Meyer Sound 사의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공간의 규모가 큰 만큼 네트워크 시스템도 구축이 잘 되어 다양한 형태의 스피커 포인트를 개별 컨트롤 하여 디자인 하는데 용이하게 설계되어 있다. Meyer Sound의 Galaxy 프로세서와 Milan AVB 생태계의 특징을 이용하여 다양한 믹서, 스피커들과의 호환성을 높이고자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스피커로 확성된 소리를 들어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공연장 크기에 비해서 잔향시간이 짧아 울림이 덜하다보니 ‘사운드 디자이너 입장에서 긴 잔향시간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덜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공연장과는 형태가 많이 다르지만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장치반입구 였다. 장치 반입구가 한 군데에서 총 8개구로 구성되어있었고 그 중 한 곳은 차량이 드나들 수 있었는데 주로 사다리차가 들어와 장비 설치를 진행하고 화물 차량이 들어와 장비 반입을 더 빨리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가장 좌측의 큰 문으로 차량이 드나들 수 있다.
무대반입구 옆쪽으로는 WALL OF FAME, 아레나 무대를 밟았던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싸인, 흔적들을 발견해볼 수 있었다. 이 벽의 흔적들이 앞으로 가득 매워지면 좋겠다.

출처 : 인스타그램 @inspirekorea
상부 그리드 투어도 진행되었는데 인상 깊었던 점은 국내 몇 되지 않는 탄성 그리드(Tension Wire Grid) 구조1)로 설계 되었다는 점이었다. 처음에 발을 딛었을 때는 조금 무서웠지만 작업 중 사고가 한번도 나지 않았다고 했다. 익숙하지 않지만 작업을 위해 이동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었고 전체적인 공간이 트여있어 의사소통에도 편해보였다.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를 포함한 우리나라 대다수 공연장의 객석 상부는 강철 구조 그리드 형태로 만들어졌다. 신축 및 리모델링된 공연장들에 있어 상대적으로 두께가 얇은 탄성 그리드의 형태를 많이 선택했는데 이는 스피커 및 조명기를 탄성 그리드 바로 위 파이프에 설치할 수 있으며 보행면 옆이 아닌 위에 있기에 기존 캣워크처럼 가장자리에서 작업할 필요가 없어 낙상 위험 측면에서 더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이유이다.


음향적 측면에서 탄성 그리드의 와이어는 얇기에 소리가 투과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었고 작업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커넥터와 케이블이 통과할 수 있으며 무게를 지탱하기 위한 구조물들도 더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최소화 하기 위해 사용된 첫 탄성 그리드
(http://www.americanradiohistory.com, 1949)
인스파이어 아레나 공연장은 대관 시 모든 직원들이 셋업을 같이 진행한다고 한다. 아레나 공연장의 장비를 사용할 경우 사전에 스탭회의를 진행해 스피커의 배치와 같은 것을 미리 조율하여 결정이 되면 공연장 직원들이 직접 설치를 해준다고 하는 점에 있어서 작업의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연이 올라감에 있어 음향팀 구성원들의 노력이 더 빛을 발한다는 생각을 했다. 대관료에 스피커와 같은 장비 사용료가 포함 되어 공연을 진행하는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공연을 올리기에 좋은 환경인 것 같아 보였다.

국내 최대 5성급 호텔의 명성에 걸맞는 대기실, 분장실의 시설도 훌륭했다. 분장실에 들어섰을 때 공간의 크기와 바닥 카펫이나 가구류들의 분위기가 공연장의 분장실이기엔 너무나도 멋진 곳이었고 선수대기실 또한 인생샷을 찍기에 훌륭한 인테리어였다. 무대에 올라설 아티스트에게 아늑한 공간이 되어 무대에 올라가기 전 휴식을 취하기엔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경인지부의 “찾아가는 공연장“ 프로젝트를 통해 협회원들이 대한민국 유일 아레나 형태의 공연장 운영 시스템을 직접 탐구하며 현장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가변형 무대 구조, Meyer Sound 기반 음향 시스템, 탄성 그리드 등 신축 공연장에서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시설물들을 체험했으며 공연 기획부터 장비 설치까지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건축 단계부터 통합된 음향 설계와 구성원들 간의 협업 시스템은 국내 공연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생각하고 K-POP을 중심으로 해외 관객 유치를 통한 문화적 가치 창출 기대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 것 같다. 음향 전문가로서, 공연장 종사자로서 경인지부 협회원들의 시야를 확장시킨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다음 “찾아가는 공연장” 프로젝트가 어디일지 궁굼하지만 협회 및 지부 구성원 모두에게 다시올수없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장 환 혁
∙ 성남아트센터 음향감독
∙(사)무대음향협회 기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