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달력의 표지를 엊그제 뜯은 것 같은데 벌써 1년의 절반이나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낀다는 시간수축효과1)에 따르면 10살 아이의 1년은 인생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긴 시간이지만 50살 어른의 1년은 50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같은 1년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시간의 길이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한다. 나의 인생에서도 초등학교 6년이 마치 60년과도 같았던 기억을 되살려보면 무릎을 ‘탁’ 치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이론이 아닐 수 없다.
SSM이 어느새 통권 10호를 넘어 11호가 발행되었다. 앞서 말한 시간수축효과처럼 경험의 축적량에 비례하여 시간의 속도가 빠르게 느껴지는 탓일까. SSM 한 회 분량을 발행하고 돌아서서 잠시 숨을 고르기라도 할라치면 어느새 또 다음 호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 제작국 식구들을 보게 된다. 똑같이 주어진 시간이라는 물리량2)을 몇 배로 쪼개어 살고 있는 노련한 어른이 되어가는 것처럼 우리 SSM도 그렇게 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번 호에서는 특별히 바다 건너 가까운 나라, 일본무대음향협회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SSM 제작을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자료를 조사하던 중 우리와 이니셜까지 비슷한 SSJ(Stage Sound Journal of Japan)를 먼저 알게 되었고 그 잡지를 만드는 곳이 일본무대음향협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일본협회의 인터뷰를 요청하게 되었고 그것이 받아들여져 특집기사까지 이어진 것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협회지를 총 134호까지 발행하였다(2024년 5월 기준). 인터뷰 내용에도 나오지만, 인적・물적자원이 그리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도 격월간으로 발행하고 있다니 나 역시 협회지를 직접 만드는 제작진으로서 참으로 대단하다고 여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1) 프랑스의 철학자 폴 자네(Paul Janetㆍ1823~1899)가 주장하였고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다우베 드라이스마(Douwe Draaisma)가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2001)에서 소개한 이론
2) 시간은 국제단위계(SI)와 국제량체계의 7가지 중요 물리량 중 하나이다. SI 시간 단위는 초이며 세슘 원자의 진동수를 측정함으로써 정의된다.
비록 시간과 재정 여건상 비대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이러한 소중한 만남과 교류를 통해 우리의 시야가 한층 더 넓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일본무대음향협회와의 인터뷰는 단순한 기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획 기사를 준비하며 오고 간 수많은 대화 속에서 우리의 작지만 소중한 성과인 SSM 또한 국경을 넘어 공감받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SSM은 이제 막 11호를 발행했지만,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하면 아직 시작일 뿐이다. 매회 회원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지식을 나누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며, 더욱 풍성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간수축효과에서 말하는 것처럼 경험이 쌓일수록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우리는 그 속도에 맞춰 점점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빠른 흐름 속에서도 우리는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주변을 돌아보며 진심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담아 이어 나갈 것이다. SSM과 함께하는 시간이 협회 회원과 SSM을 관심 있게 바라보는 구독자 여러분들의 삶에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마음을 오롯이 담아냈던 시간들은 가치 있는 기록들을 만들어 냈고, 그 순간이 곧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경험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다. 지금이 또 하나의 그런 순간이길 바라본다.
(사)무대음향협회 SSM 제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