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감독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경상북도 영덕군에 위치하고 있는 예주문화예술회관의 음향감독 김지혜입니다.
음향감독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려서부터 체육을 제외한 예체능을 좋아해서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학생 시절에는 음악 편집이나 작곡도 해보고 싶었었는데 음향에 대해 아예 무지했던 터라 정확한 용어도 몰랐습니다.
컴퓨터로 하는 작곡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컴퓨터 작곡이라고만 부르고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해서 다운 받는 걸까?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궁금해하며 꿈을 키웠습니다. 그렇게 음악 관련 학과로 대학교에 진학했는데 수업 과목 중 음향 강의가 있었고, 그때 그 강의를 통해 제가 생각하던 컴퓨터 작곡은 DAW 프로그램이라는 것과 큐베이스 사용법, 믹싱하는 법, 각종 이펙터 사용법 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잠을 아껴가며 믹싱 연습을 하고, 휴강인 것도 모른 채 교수님을 찾아뵈어 믹싱한 것을 들려드리는 제 모습을 보며 ‘내가 음향을 하면서 행복해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음향으로 전공을 바꾼 후 어릴 때부터 바래왔던 무대 위의 아티스트가 아닌 무대 뒤의 아티스트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 근무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무대음향 3급 자격을 취득하고 영덕문화관광재단의 음향감독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 번 가본 적 없고 그저 대게가 유명한 곳이라고만 알고 있을 뿐 영덕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2박 3일 여행을 준비했었습니다.
영덕 구석구석 여행을 하다 보니 괴시리마을이라는 전통 한옥마을도 잘 보존되어 있고 아직도 집성촌을 이루어 대대손손 전통을 유지·보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역의 모습을 보니 군민들의 일상 자체가 문화인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덕의 유일한 공연장인 예주문화예술회관에 근무하면서 군민들과 융합되어 제 일상도 하나의 문화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주문화예술회관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예주문화예술회관은 장애인석 8석 포함하여 총 618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연장 운영뿐만 아니라 생활문화 및 문화예술교육, 영화 상영까지 영덕의 문화예술을 관장하며 지역의 문화예술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주문화예술회관의 특별한 점은 군민들의 주도로 만들어진 군민 오케스트라, 군민 극단, 그리고 군민들이 만든 동호회들까지도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군민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쉼터같은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는데요. 공사 준비와 진행, 재개관에 이르기까지 감독님께서 직접 총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행하셨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음향 리모델링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 주변 감독님들께 도움을 요청해 많은 조언들을 얻었습니다. 음향 시스템뿐만 아니라 영상 시스템도 함께 구축하다 보니 막막했는데 무대 리모델링 일정이 음향 리모델링보다 먼저 진행되어서 무대의 진행 과정을 보며 참고했습니다. 컨설팅 팀장님께서도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막연했던 리모델링을 잘 준비할 수 있었고, 시공사와 장비 업체분들도 문제가 있으면 최대한 빨리 대처해주셔서 좋게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처음이었던 만큼 많은 난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정말 많은 난관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 가지를 꼽자면 음향 시스템 구축 과정입니다. 제가 원하는 성능의 장비들을 사용하고 싶었으나 현실적으로 한정된 예산이 있기에 제가 원하는 장비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고, 대신 비슷한 장비를 찾기 위해 직접 두 발로 뛰기도 하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비록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음향감독님들께서도 좋은 사양의 장비로 공연장을 구성하고 싶으실 거라 생각하는데, 예산 문제로 포기해야 하는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영덕군청 담당자님과 시공사에서 함께 고민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신 덕분에 잘 타협하여 원하는 사양의 장비들로 리모델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리모델링 사업에서 중점적으로 공을 들인 부분이 있으신가요?
음향으로는 콘솔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이펙터를 들여오는 것과 원활한 녹음 운영을 위해 디지털 연결로 멀티 녹음이 가능하도록 하고, 일일이 이름을 적지 않아도 콘솔 정보가 바로 DAW에 나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의 격리 여파로 인해 문화생활을 유튜브나 OTT 상영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따라서 홍보 수단으로 영상을 많이 쓰는 추세에 따라 SNS 활용도 활발히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에 영상으로는 군민 공연이나 기획 콘서트같은 경우 공연장 자체 장비만으로도 유튜브 송출 및 녹화까지 쉽게 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그리고 프롬프트를 설치하여 자막기의 역할뿐만 아니라 카메라 중계도 나오게 하여 내빈분들이 객석에서 말씀을 하실 때는 그 모습을 띄워 공연 진행을 더욱 원활하게 하고, 공연 중엔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며 박수치는 모습들을 띄우기도 하며 더욱 즐겁고 열정적인 공연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공사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하십니까? 아쉬운 점 또는 추가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처음 한 것 치고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대체적으로 너무 좋지만 다만 디테일 부분에서는 많이 모자랐던 게 아쉽습니다. 리모델링 이후 사용하다 보니 설계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만약 설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 하더라도 많은 것들을 신경쓰느라 그대로 놓쳤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아직 많이 미숙합니다. 그래도 다음번에 기회가 다시 온다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디테일하고 사용하기에 편리한 설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약 추가적으로 할 수 있다면 모니터 스피커나 빔 프로젝터를 한번 정리하고 싶습니다.
음향 관련 자격증 외에도 전기, 정보 통신 관련 자격증에 꾸준히 도전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음향을 공부할 때마다 전기 문제는 늘 복잡한 것만 같고, 마주치기 싫은 주제였습니다. 문득, 전기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던 중 전기기능사 자격증의 존재와 원서 접수 중인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자격증을 따야겠다 생각해 원서부터 먼저 접수했습니다.
자격 요건 충족을 위해 우선 학점은행제로 학점을 채우며 공부를 시작했고, 필기는 책과 유튜브 강의를 보며, 실기는 직장인 내일배움으로 전기 학원을 다니며 준비했습니다. 그때 당시 학원에서 칭찬도 많이 받으며 너무 재밌게 준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면 자격증 수당과 더불어 무대예술전문인 1급을 준비할 때 실무 경력 3년을 2년으로 줄일 수 있는 혜택이 있어 처음에는 전기기사만 따기로 결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리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음향은 전기도 잘 알아야 하지만 네트워크와 무선 통신을 자주 사용하는 만큼 정보 통신과 무선 설비를 알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았고, 관련 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나중에 컨설팅이나 기술감독으로도 일할 수 있는 충분한 요건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컨설팅이나 기술감독에 관한 꿈은 없지만 미래의 제 인생에서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를 늘린다는 생각, 그리고 기사 자격증의 혜택이 가장 많은 현재 상황과 덤으로 제 직무인 음향과 연결된 공부를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저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으로 생각하고 일석이조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기사 자격증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좋은 기회인 것 같아 감독님들께 공유하여 함께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이렇게 구구절절 말하게 되었네요. 현재 저는 정보통신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혹시 준비하고 계시는 감독님들이 계시다면 함께 정보 공유하며 좋은 결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어떤 열정이 감독님을 이렇게 계속 이끄는 건가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관이나 철학이 있다면요.
저는 계획 짜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것이 여행 계획과 인생에 대한 계획입니다. 인생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큰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리를 하고 최대한 실행하려고 한다면 막연하게 꿈을 꾸는 것보다 목표치에 더욱 가까이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실행을 못 하였거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면 또 그 상황에 맞게 계획을 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의 루트대로 가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쉽고 약간의 좌절감도 들겠지만 또 새로운 계획을 짜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또 성공을 했을 때 따라오는 성취감, 그리고 생겨나는 자신감으로 자존감도 올라가고 너무 행복하더라구요. 게임하듯 미션 클리어한다고 생각하고 이것저것 도전하고 있습니다.
음향감독으로 홀로 근무하며 많은 공연을 다 소화하고 계시는데 근무와 관련한 어려움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지역 특성상 크루분들도 잘 오지 않아 뮤지컬이나 군민 동호회를 위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할 때는 전문 RF도 없고 많은 마이크 전환이 있을 때 조금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연장 무대감독님께서 무대 전환을 하며 거의 RF 역할도 해주십니다. 음향으로는 혼자 근무하지만 이제는 3년 넘게 손발을 맞춰서 그런지 무대감독님 덕분에 너무 편안하게 공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편한 점은 협회 활동이나 교육 활동도 가고 싶은데 공연이나 영화 상영과 일정이 겹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지역에 공연장이 하나뿐이라 감독님들과 소통하기가 어려워 협회 활동을 자주 해야 하는데 파트에 저 혼자 있다 보니 못 갈 때마다 너무 속상한 마음이 있습니다.
공연이 없는 날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음향 외에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 활동 등 감독님의 일상도 궁금합니다.
요새는 야근이 없을 때 재단 직원들과 다 같이 테니스를 배우고 있습니다. 아직은 자세만 배우고 있지만 자세 고치는 데에 집중하다 보면 온몸에 땀이 납니다. 그래도 그렇게 땀을 흘리니 기분도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풀리더라구요. 사실 테니스 선생님이 한번 칠 때마다 칭찬을 해주셔서 칭찬 받으러 갈 때도 많습니다ㅎㅎ 그리고 쉬는 날에는 푹 쉬고 싶어 주로 집에서 하루 종일 누워있거나 티비를 보고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단 가장 급한 건은 2025년까지 정보통신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입니다. 이번 계획은 난이도가 있어 조금 길게 잡았습니다. 몇 달 전 내일배움으로 정보통신 공부를 하다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해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전공자가 아니어서 머리에 쉽게 들어오지 않아 너무 힘들더라구요. 전처럼 공부하듯 하면 너무 힘들어 제가 포기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사 자격증 혜택을 받을 수 있게 25년까지의 긴 유효 기간을 주었고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천천히 준비해 나가보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영덕과 예주문화예술회관 자랑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영덕군은 9개 읍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표 지역 특산품인 대게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그 밖에도 좋은 자연환경으로 복숭아, 사과, 송이버섯, 황금 은어 등이 많이 나고 맛있기로 유명합니다. 메타세콰이어숲, 고래불해수욕장, 옥계계곡 등 아름다운 자연으로 힐링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름 휴가철이 가까워지면 영덕 해변에서 발가락으로 바닷속 모래 바닥을 뒤적이며 백합도 줍고 낚시도 할 수 있어 다양한 어촌 체험이 가능합니다. 또 영덕은 해안로를 중심으로 트래킹이 유명한데 트래킹하면서 바다를 보면 드넓은 동해가 쫙 펼쳐져 있어 가슴이 탁 트입니다. 자연을 벗삼아 걷는 것을 좋아하시면 영덕 블루로드 트래킹도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자연적이고 아름다운 영덕과 우리 영덕을 대표하는 공연장, 예주문화예술회관에 놀러오세요~
(사)무대음향협회 SSM 제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