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교육청학생예술문화회관 이민우 음향감독

본인 소개 및 간단한 이력을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부산광역시교육청학생예술문화회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음향감독 이민우입니다. 

아티스트가 되어 전세계 투어를 다닐 거란 허황된 꿈을 본능적으로 빨리 접고(웃음) 음향 렌탈, 프리랜서 생활을 거쳐 공연장에 재직 중에 있으며 현재 공연장에서는 2015년부터 10여 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음향감독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2000년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한 청년이 밴드 생활을 하며 부산의 부전동, 서면 악기상가에 발길이 잦을 무렵 업체 사장님의 알바 권유로 PA 현장을 처음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정확하진 않지만 JBL 4733이었던 거 같은데 큰 스피커에서 나오는 큰 소리에 ‘이 좋은 건 뭐지?’ 가슴 깊숙한 곳이 꿈틀대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음악과 음향 일을 병행하다 군 제대 후 원래 대학교에서는 건축 전공을 하고 있었으나 중단하고 공연 음향 일을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 음향 관련 학과에 진학하여 졸업 후 마틴 코리아 사운드라는 곳에서 음향 렌탈 일을 하였고 이후 다른 회사 및 프리랜서 생활을 거쳐 2012년 부산 센텀 소향씨어터 개관 멤버로 참여하게 되어 지금까지 다시 고향인 부산으로 와서 현재까지 공연장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이민우 감독 


문득 어릴 적 테이프를 들을 때 속지에 작사, 작곡, 세션명, 엔지니어 이런 정보들을, 본능적인 행동이었던 것 같은데, 저도 모르게 유심히 보고 성함을 기억했다가 다른 앨범을 보고 ‘아.. 이분이 여기도 참여하셨구나’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필드에 나와 일을 하며 아티스트보다 그 속지에 있던 익숙한 성함들을 현장에서 직접 뵈었을 때마다 엄청 영광이었고, 기쁘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좋았던 페이지처럼 생각이 드는 것이 이 일을 선택하고 애정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극장 외관
대극장 로비

개관 공연장 감독으로 매우 많은 난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매우 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농담) 다행히도   개관 직전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개관 준비 단계에서부터 참여를 했다 보니 건축, 장비, 인프라 등 깨알 같은 디테일들을 새겨넣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지나고 보니 아쉬운 점이 많이 남지만, 개인적으로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쪽에 힘을 싣다 보면 한쪽이 빈약해질 수밖에 없는데 욕심을 버리고 적절히 균형감을 가질 수 있는 혜안을 조금 얻었다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에피소드라,,공연장 메인 스피커에 간섭을 받지 않고 외부 팀의 메인 스피커를 자유롭게 리깅 할 수 있는 포인트를 설치하였는데 그때 당시 정보가 많이 없어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CONSTELLATION이라는 시스템 운영을 위한 시공 단계에서 시스템 디자인 상 객석 천장 허공에 스피커와 마이크를 배치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었고 무엇보다 CONSTELLATION 운영을 적재적소에 해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합니다.  

당시 기계, 조명, 음향 각 파트별 1명씩 총 3명이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생각을 꺼내다 보니 함께했던 감독님들이 많이 보고 싶어지네요. 전화라도 한 통 드려야겠습니다.

CONSTELLATION 시공 및 튜닝작업  
사운드 디자이너 밥 메카시와 작업  


부산광역시교육청학생예술문화회관에서 근무하시게 된 계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2014년 연말에 부산광역시교육청학생예술문화회관의 공고를 보게 되었고 일반 공연장에서는 학생들을 상대로 운영되는 공연장의 운영 형태는 거의 없기 때문에 ‘어떤 곳일까?’라는 궁금증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 또한 학생 때 막연하게 좋아했던 음악과 관련된 일들을 직업으로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학생들이 대상이라면     이런 계통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지원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부산광역시교육청학생예술문화회관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음악, 미술, 공연이 어우러지는 열린 공간이며   대극장 999석, 소극장 132석, 체육관, 전시실, 체험학습실 등 공연, 전시, 예술 체험, 자체 예술단(예문학생씨어터, 예문윈드오케스트라)을 운영하고 있고 문화예술 체험, 향유,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놀이마루 2곳을 다른 곳에서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놀이마루 2곳이 우리 회관으로 편입되어 3개의 기관이 현재는 부산광역시 교육청 학생예술문화회관으로 통합되어 기관의 규모가 예전보다 많이 커진 상황입니다.

대극장 전경
대극장 객석

업무 분장을 살펴봤는데 무대음향 외에도 맡으신 업무가 다양한 것 같습니다. 주로 공연장에서 하시는 업무가 어떻게 되십니까?

대극장, 소극장 무대음향/영상 업무를 주로 하고 필요 시 회관 내의 모든 실(체육관, 전시실, 체험학습실(8실)에 음향/영상 시스템이 존재하므로 항시 기술지원이 돼야 하고 저를 찾으실 때는 무언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을 때가 많기에 급함에서 오는 약간의 스트레스가 있긴 합니다만 혼자서 관리를 해나가야 하다 보니 미리미리 계획하고 준비해 줄 것을 담당자분들에게도 당부드리고 있습니다.

업무피로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대팀 조직구성과 근무는 어떤 편이신가요?

현재 무대기계 2명, 무대조명 1명, 무대음향 1명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2019년에 각 파트에 1명씩 충원이 계획되었지만 무대기계 1명이 먼저 충원된 후로 다른 파트는 아직 충원 되지 않아 무대조명, 음향은 각 1명씩 있는 상황입니다. 업무 피로도가 다소 높은 편이긴 하지만 인력 충원은 뜻대로 되지는 않는 부분이라 다른 곳에서 근무할 때보다는 최소 한~두달 전에 미리 업무적인 계획이나 분배를 좀 디테일하게 해 놓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그런 개인적인 정리가 미리 되어있지 않으면 업무를 감당해내기가 힘들 수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적으로 급함은 날카로움이나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어 조금의 급함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은 합니다만 혼자 근무를 하다보니 변수는 항상 존재하므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프면 대체가 안 되므로 건강관리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육청 소속 학생예술문화회관은 일반 공연장과는 형태는 같지만 근무시간이나 공연장르 등 공연장 운영에 관한 부분은 많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두 가지 다 경험해 보신 입장에서 각각 장단점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저희는 클래식 공연이나, 대중음악, 행사 등 복합장르의 공연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홍이삭 밴드와, 유키구라모토 공연을 했고요. 이곳은 학생들이 체험을 해야 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모든 공연 시간이 오전 아니면 이른 오후입니다. 하루 2회 공연을 해도 보통 10시, 14시 공연이거든요, 물론 셋업 기간이나 교직원 공연은 밤늦게 근무를 하지만 정시퇴근을 할 수 있는 상황들이 있다는 것, 공연업에 종사하면서 그런 점이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점이 가능합니다. 

저도 음향인으로서 경험을 제법 쌓아왔다 생각할때쯤 학생들은 뜻하지 않은 낯선 상황들을 항상 선물합니다^^. 

아직 많이 배우고 있고 그래서 행복합니다. 저 또한 그랬듯이 학생들이 살아가면서 어릴 적 좋았던 기억의 잔상들중에 하나가 이곳에서의 경험, 그 언저리일수도 있으니 최선을 다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극장 콘솔 VENUE S6L-48D
대극장 음향 시스템

현재 공연장의 무대음향, 영상설비에 대한   소개와 시스템적으로 향후 계획하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저희 극장의 메인 스피커는 JBL VT4886으로 클러스터에 12개씩 총 24개가 달려있고, 모니터스피커는 JBL 14대, 콘솔은 VENUE S6L-48D, 무선마이크는 총 20채널이 갖춰져 있습니다.

2015년 처음 입사했을 때 장비나 인프라는 법적으로 정해진건 없지만 사실 공연장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있었고 장비도 조금씩 업그레이드하고 인프라도 구성해가면서 발전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극장 메인스피커 JBL VT4886
대극장 서브우퍼 JBL VT4880 
대극장 보조콘솔 SOUNDCRAFT Vi 1

아직 교체나 인프라를 갖춰야 할 것들은 많지만 조금 긴 호흡으로 고려해야 할 것 같고 감독 1인 체제이므로 대/소극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AV통합솔루션 인프라를 갖춰 운영적인 면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싶은 계획은 있습니다.

공연이 없는 날은 주로 어떻게 보내시나요?   다른 취미 활동을 하시는게 있나요?

휴일에는 대부분 캠핑을 하러 다녔는데 작년에 허리 수술을 하는 바람에 그 이후로는 아직 캠핑을 못 갔습니다. 일반 오토 캠핑장 보다는 휴양림에서의 캠핑을 즐기고 직업 특성상 가지는 환경적인 요소들 때문일지도 모르겠는데 쉴 때는 어디든 자연과 함께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새벽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 무엇보다 큰 힐링을 주더라구요. 

또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많이 만들고 싶기도 하고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나중에 아이의 기억에 아빠가 항상 옆에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11월 중순쯤 저희 공연장에 근무했던 음향 크루 분들과 저를 포함한 11명이 휴양림에 1박 2일로 워크숍을 다녀왔는데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는 시간이 저에게도 많은 힐링이 되었고 기회가 된다면 음향 크루들과 이런 시간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습니다. 

음향 일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떠나지 않도록 분위기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조금 더 해본 저희들의 중요한 사명이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지역이나 전국구 후배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선배님들, 후배님들 모두 좋은 환경에서 근무한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그런데도 프라이드를 가지고 일을 해주시는 선배, 후배님들이 계셔서 협회도 유지가 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저희가 남을 빛내주는 삶을 살고 있지만 우리도 좀 빛날 수 있게 앞으로 많이 응원하고 권익을 위해서도 노력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독님의 향후 계획도 궁금합니다. 

제가 올해 무대 기술위원으로 발탁되었는데 같이 협업해서 좋은 어떤 취지의 무언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시간이 허락한다면 대학원에 진학하여 좀 더 공부하고 싶고 여러분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한가지의 직업을 가지고 이때까지 지내왔는데 요즘 문득 한 번씩 드는 생각은 그래도 아직 용기가 있을 때 다른 일도 도전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어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공연과 관련되지 않은 전공을 선택해볼까 하는 고민을 요즘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협회 회원감독님들과 SSM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먼저 협회 감독님들 올 한해도 대단히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에 애쓰시는 무대음향협회 SSM제작진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2024년에 무대음향협회 기술위원으로 선출되어 앞으로 감독님들과 많은 걸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건강상에 문제로 조금 소극적이고 개인적으로는 힘든 시기를 현재는 지나고 있습니다만 빨리 회복하여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새해에는 복도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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