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엔 증명사진을 오랜만에 찍었다. 10년 만기가 다 되어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야 했다. 제주도 공연장 취재를 위해 여권이 필요한 줄 알았다. 맘이 급해 핸드폰 사진으로 찍어 온라인 접수를 신청했다. 그러나 자꾸 퇴짜 당했다. 결국 가까운 사진관을 찾았다. 후반 처리까지 해주어 제법 사람처럼 나왔다. “역시 돈이 좋구나.” 지금까지 찍은 여권 사진 중 젤로 맘에 든다. 접수 후 1주일 만에 찾아가라고 문자가 와 잽싸게 찾아왔다. 지금 여권은 책받침처럼 고급스럽게 만들어 준다. “우와~ 대한민국은 여권도 선진국이구나!” 하고 흡족해하며 돌아왔다.
한 OO: “감독님! 제주도는 여권 필요 없어요!”
성 OO: “오잉! 그래?” “난 신혼여행도 제주도 갔다 왔는데… 그새 많이 바뀌었네.”
한 OO: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밥이나 먹으러 가요.
작년부터 제주도 공공 공연장에 대한 취재 오더가 이사장으로부터 떨어졌다. 이사장은 “제주도 회원을 위해 협회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니가 가라~ 제주도” 쉽지 않은 일정에 계속 미루다가 사달 날 것 같아 제주도 회원명부부터 찾아 연락을 취했다. 한 분 한 분 연락해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약속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제주도 공연장과 감독님들 일정 그리고 우리 일정 등 조율하기 쉽지 않았다. 드디어 최종 일정을 적고 보니 1박2일 일정으로 6 명의 음향감독 인터뷰와 4개 극장 취재 그리고 2개 극장의 건축음향 측정 그것도 음향 반사판을 치고 걷고, 각각 두 번씩 측정해야 한다. 새롭게 선보일 수 있는 제주도 패키지여행 상품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저 함께 동행해 준 한감독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모든 비행기 표와 숙박, 화물(측정 장비 일체) 운송까지 예약해 주었다. 고마워서 내 돈 내산으로 비싼 호텔 조식 사주었다.
제주도 공공 공연장은 1988년 제주문예회관을 시작으로 태동되었다. 우리 협회 대소사를 빠짐없이 참여해 오고 계신 권성길 고문님이 제주문예회관의 1대 음향감독이자 제주도 최초의 공공 공연장 음향감독이다. 이번호부터 3회에 걸쳐 특집으로 제주의 공공 공연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좀 더 오랜 시간 많은 이야기를 듣고 담아내고 싶었으나 일정이 허락하지 않아 짧았지만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 보고자 한다.
67만 7천 명이 살고 있는 제주도엔 손에 꼽는 공공 공연장이 두 개 더 있다. 우리 협회의 최초의 여성 감독인 김성연 감독이 근무하는 제주아트센터(2010년 5월 개관)가 있고, 2014년 6월에 개관한 서귀포예술의전당이 그곳이다. 서귀포예술의전당은 생긴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오름 분화구를 모티브로 움푹 패인 디자인과 한라산을 배경으로 ‘제주 바람 속에 피어난 문화와 예술의 오름’이란 테마로 디자인되어 남제주를 대표할 만한 멋진 공연장이다.
그리고 우리 협회 최초의 여성 감독(김성연)을 배양시킨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주학생교육문화원이 바로 그곳이다. 그곳엔 정말로 멋진 음향감독이 있다. 이름하여 이운형 음향감독! 수려한 눈매에 오뚝한 코 훤칠한 키에 낮고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지닌 우리 협회 대표 꽃미남 음향감독이다. 그날도 학교 행사로 분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인터뷰에 응해주어 매우 고마웠다. 마지막으로 취재한 곳은 우리 협회 막내로 장석화 감독이 근무하는 제주도 최대 규모 테마파크인 신화월드이다. 각종 놀이시설과 야외 공연장 카지노와 5성급 호텔 등 테마파크 관광지로서 손색이 없는 멋진 곳이다.
이렇게 멋진 분들과 특집으로 꾸며 7호를 시작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멋진 섬 제주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성재훈 SSM 매거진 제작국장
대전예술의전당 음향감독